*약 4000자
삶을 이루는 대부분의 것들은 과거에서 온다. 이런 일이 있기에 저런 일이 있고, 이런 삶이 있기에 저런 삶이 생겨난다. 삶은 자신의 과거에 독립적이지 않으며, 그 누구도 이런 연쇄의 고리에서 자연스러울 수는 없다. 흰 민들레가 피는 것은 그 주변에 한때 흰 민들레가 뿌리를 뻗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네페트가 피아졸라에 입적된 이유는 네페트의 친모가 사망했...
쾅, 의자가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현이 숫제 구르다시피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 의자를 망설임 없이 차버린 연쇄살인마가 곱게 웃었다.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머리 위의 불빛이 아주 잠깐 깜빡이는 모습을 본 것 같았다. 욕지거리가 턱 끝까지 올라왔다. 그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는 했다. 연쇄살인 손목에 은팔찌 하나 채워서 앉혀 놓는꼴이 일이 나기는...
日 . 이레 전부터 비가 내렸다.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상인들은 혀를 찼다. 질퍽하게 젖은 공기에 머리카락이 살갗에 들러붙었다. 어젯밤 내리기 시작한 비는 근해들어 가장 굵은 까닭에 시장 가판대를 접은 상인들은 오늘치 장을 함께 접었다. 누군가 장강을 뒤집어다가 머리 위에 쏟아놓은 것 같았다. 거지들은 비를 피해 담벼락에 몸을 바투 붙였고, 미루나무 사거리...
폭력적일만큼 다정한 날이다. 벨뤼에르는 가만히,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생각했다. 그 속에서 제 그림자를 수치스러워 할 수 있을 만큼 다정한 날이었다. 벨뤼에르는 그제야 자신이 한 번도 제 그림자를 오래 들여다 본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쪽 눈 잃은 그에게 세상의 절반쯤은 암막 내린 구덩이에 불과했으므로, 편리하게도 속을 긁는 모든 것들은 그 ...
*약 3000자
17세 이용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종교 모독, 살인, 식인, 유혈을 동반한 폭력, 적나라한 시체 묘사가 존재합니다. 트윈지 <투과> 中 한(@Hyeon_cisthos)이 작성한 <VIXI>의 내용 및 후기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종이책 발행 때 들어가지 않았던 각주가 본문 뒤에 함께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
*약 3600자
공지 모든 글의 저작권은 저 한(@Hyeon_cisthos)에게 있으며 상업적 이용과 모든 종류의 2차 수정을 금합니다. 작업물의 문장을 일부발췌하여 커미션을 맡기실 경우 제 아이디와 닉네임을 함께 기입해주세요. 1000자부터 신청 가능하며, 1000자당 13000원을 받습니다. 모든 작업물은 샘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업로드시 캐릭터명을 가려달라는 요청은...
그는 타인의 너머를 들여다 보는 법을 잘 알았다. 조금 과할 정도로, 잘. 그러나 관찰자의 삶이라는 게 다 그렇지 않던가? 쓰는 기관은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퇴화한다. 그것이 진화의 법칙이라면, 사람 하나가 완성형이 되어가는 과정도 그와 비슷할테다. 버려지고 유실되는 재능이 있는가 하면 찬란하게 꽃피우는 재능이 있듯이. 상실의 기간동안 당신이 곰곰 ...
*7000자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받은 채 작업했습니다.
insanum qui me dicet totidem aud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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